1.
주말에 이촌동 국립중앙박물관, 경복궁 내 민속박물관을 다녀왔다. 좀 놀랐다. 관객의 대다수는 초등학생을 비롯해 그들을 인솔하는 해설사, 그리고 뒤에서 아이들을 데리고 와서 기다리고 있는 부모님들이었다. 그토록 역사에 대한 교육열이 뜨거운 줄은 미처 몰랐다. 신기함을 넘어서 낯설게 느껴졌다. 그리고 의문이 들었다. 이렇게 뜨거운 역사 교육의 열기가, 어째서 중-고등학생이 되면 빠르게 식어버리는 걸까? 냄비 근성이라? 외울 게 너무 많은 지루한 과목이라서? 여러가지 이유가 있지만 결과적으로 한국사는 인기가 '너무' 없다. 그건 우리가 '몹시도' 자명하게 맞닥뜨리고 있는 '현실(Reality)'이다. 많은 비판과 대안이 나왔다. 학생들의 의식 문제를 탓하는 사람도 많았다. 하지만 이제 개인의 문제로 치환하기에는 그 병이 너무 깊다. 본질적인 비판이 필요하다. 개인이 아닌 전체, 한국사가 학생들에게 어떻게 다가가고 있는지. 의식을 넘어서 시스템적인 문제다.
출처: 네이버 지식백과
2.
역사란 단어가 어느 때보다 많이 남용되고
있는 세상에 살고 있다. 아이러니하게도 역사란 단어가 가진 오의(奧義)는 점점 이상하게 해석되고 있다. 감추어지고 왜곡된다. 수십년 전 정립된 역사 이론들이 다시 논의되어야 한다는 말들이 나오고 있다. 이승만 대통령은 그 중 한 사례일 뿐이다. 잘못된 이론은 다시 정립되는 것이 맞지만, 이러한 이야기들이 다시 언급되기에는 그 시시비비가 너무도 명백하다. 관점의 차이를 떠나 사실(fact)만을 죽 나열하고 이야기해도, 그리고 거기에 우리가 아는 소위 상식선을 갖다 대도, 이미 정리된 이야기들이다.
3.
해결책은 생각보다 간단하다. 진리는 늘 가까운 곳에 있다. 시중에는 이미 많은 책들이 있고 판매되고 있다. 어딜가나 살 수 있다. 심지어 e북으로도 구매가 가능하다. 특히 논란이 되는 한국근현대사 부분 같은 경우는 아직도 많은 연구가 진행될 필요가 있지만, 현재 나와있는 것들 중에서도 양질의 통사나 개괄서가 많다. 개인적으로 [한국독립운동사강의](한울아카데미)를 추천한다. 필자의 학부생 시절 근현대사 관련 강의의 기본 교재로 사용되었던 책이다. 구판은 글만 있으나 2000년 중후반 재간행된 개정판은 사진이 첨부되어 있다. 조금은 딱딱하게 읽힐 수 있으나 기본 교양서의 역할을 충분히 한다 생각한다. 특히 책 말미에 보론으로 삽입된 '식민지 근대화론'에 대한 비판은 필독할 부분이다.
4.
좌우이념의 문제가 아니다. 역사를 이야기해야 한다. 아직도 감추어지고 왜곡된 역사들이 너무도 많지만, 드러난 사실을 객관적으로 받아들이는 것만으로도 지금의 혼란은 많이 줄어들 수 있다. 정보 범람의 시대에 살고 있는 우리다. 혹자는 정보의 풍요라고 하지만, 나는 외려 지식의 빈곤이라 말하고 싶다. 정보의 홍수 속에 진의는 점점 감춰지고 있다. 쉽고 간단한 것만이 진짜는 아니다. 때로는 피곤해도 깊게 볼 필요가 있다. 사람들이 좀 더 애정을 가지고 보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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